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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달러당 원화값 1300원

김선임 2022. 6. 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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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위기 신호가 외환시장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이 연일 급락하면서 1300원이 붕괴된 것은 우리 경제를 버텨왔던 실물경제에 적신호가 켜졌고, 이 같은 우려감이 외환시장에 팽배해지면서 외국 자본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달러당 원화값 1300원 선을 사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지노선이 붕괴됐다는 위기감도 생겨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 세계 가치사슬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오일쇼크 때보다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야말로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이 밀려올 수 있다"고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원화값 1300원이 붕괴된 만큼 외환시장에서는 1350원대가 1차 저지선이 되겠지만 이 수준을 지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과거 달러당 원화값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진 시기는 IMF 외환위기,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등 총 세 차례다. 앞선 사례에서는 대내외 경제 충격이 발생하며 외환시장이 요동쳤던 반면, 이번엔 미국 중앙은행의 강한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외환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원화값이 1300원 아래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원화값 하락이 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수출 증가와 원화값 상승을 불러온 반면, 이번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들 실적도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져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값 하락은 국내 물가 상승 압력도 높일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높은 가운데 원화값 하락으로 인해 수입물가가 더 오르며 국내 소비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외환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자금이 한꺼번에 이탈하면 원화값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원화값이 1320~1330원까지 하락하면 1350원으로 금세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왑 체결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중단됐던 한미 통화스왑을 체결하거나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것 등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금리와 환율 급등으로 단기자금시장과 회사채시장의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의 유동성 관리 실태 점검을 강화하고,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높은 금융사는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충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과거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위험 등 사례처럼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금융사의 원화·외화 유동성 확충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trus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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